* 사무소 복도 *
치에리
후우ー
……오늘도 잔뜩 레슨 받았네요…….
미호, 카렌,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미호
아냐. 괜찮아.
이렇게 같이 유닛 멤버가 됐으니까,
서로 도와야지.
카렌
협력, 인가.
치에리
카렌, 마유 씨랑 잘 안 풀렸나요……?
카렌
별로, 잘 안 풀린 건 아니야.
애도 아니고.
하지만, 뭔ー가 걸린단 말이지ー.
미호
걸린다니…… 뭐가?
카렌
아이돌인데, 프로듀서를 위해서라니
부끄러움도 없이 말하는 점이라든가.
치에리
그건, 그렇지만요……
그게, 그렇게까지 못할 말인가요?
카렌
치에리……?
치에리
저는, 프로듀서 씨를 위해서 일한다고 말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무, 물론,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도 있지만요.
미호
치에리…….
치에리
그치만…… 그치만,
아이돌로 만들어줬잖아요.
말주변도 없고, 낯가림도 심하고,
울보에, 글러먹은 점만 잔뜩인 저이지만,
아이돌로 만들어준 사람이에요.
그러니, 그걸 보답하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어요.
직접 말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일을 가져다주면,
열심히 하자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히 해서, 있는 힘껏 노래하고 춤춰서,
팬들도 기뻐해줬으면 해요.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프로듀서 씨에게도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서…… 그리고……
아, 죄송해요, 제 이야기, 이상하죠…….
하지만, 소중한 사람인 건 분명하니까,
열심히 하고 싶어요.
열심히 했구나 하고, 프로듀서 씨에게 칭찬받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저, 마유 씨에게도 카렌 씨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요…….
아, 저기……이, 이런 말투는,
죄송해요…….
미호
후후, 괜찮아, 치에리.
카렌도 이해해 줄 거야.
그렇지, 카렌?
카렌
응. 알았어.
치에리도 상당히 사랑이 무겁다는 걸.
후훗.
치에리
에엣……
저,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미호
자, 본인 일은
본인에게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치에리
에에…….
그치만,
미호도, 똑같지 않나요?
프로듀서 씨에게
아이돌로 만들어준 것에 대한…….
미호
응. 같아.
그러니 나도 치에리의 그 마음,
알 수 있어.
하지만, 카렌도 같을 테니까……
그 마음, 알 거라고 생각해.
카렌
뭐, 그ー렇네.
우리 모두,
프로듀서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모르겠어.
아이돌이 되지 못했을 지도 몰라.
미호
응. 그러니까,
마유가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걸 특별하게 여기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지 않을까.
모두, 자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싶을 테니까.
물론, 나도.
카렌
……운명, 인가.
내가 그런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뿐일지도.
왠ー지, 남에게 의지하는 것 같아서
무책임하다고 생각했거든.
치에리
마유 씨도,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무척 멋지고, 무척 귀엽고,
솔직한 아이돌이에요.
조금, 솔직한 게 지나친 면도
있지만…….
카렌
……그래.
내가 오해하는 면이 있었던 걸지도.
미호
좀 더, 서로를 잘 이해하면 좋겠네.
함께 제대로 일하고
깊이 어울려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도 많으니까.
치에리
이번 일로,
사이가 좋아지면 좋겠네요.
미호
그렇네! 나, 카렌처럼 활발한 사람과도,
좀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전부터 생각했었어.
저기, 사복 같은 것도 언제나 귀엽고!
카렌
그ー래? ……헤헤.
왠ー지 고마운걸.
그럼, 이번에 같이 옷이라도 사러 가볼까.
치에리도 갈래?
섹시한 녀석으로 골라줄게?
치에리
엣, 저, 저는……
그런 옷 입으면,
가게에서 못 나갈 거예요…….
카렌
그건 곤란한걸.
우후훗.
미호
우후훗.
치에리
에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