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소 *
미유>
에, 첫 업무 오퍼라고요? 제게……?
설마 진짜로 사람들 앞에 설 날이 올 줄은…….
저기……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죠?
미유>
말을 걸어주셨던 건 감사하지만……
직장인 경험도 있는 제가 정말
아이돌로서 활동한다니…….
프로듀서>
모처럼의 찬스니까요
미유>
찬스……. 그런가요, 그런 걸까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럼, 받아들일게요. 프로듀서 씨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 녹화중 *
미유>
저기……리포터……미후네 미유……라고 합니다.
그럼……그러니까……아, 길거리 분들에게…….
디렉터>
컷 컷!
그렇게 작은 목소리로는 마이크에도 안 들어가.
자, 다시 한 번!
미유>
죄,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잘 몰라서……죄송합니다.
디렉터>
알았어, 알았어…….
그럼 서는 위치에서 타이밍까지, 여기 표시해둘 테니까.
그걸 따라가면 될 거야.
미유>
네……감사합니다…….
그거라면 어떻게든…….
말씀하신대로만 하면…….
* 휴식중 *
미유>
하아……녹화예정은 이제 절반…….
앞으로 절반 더…….
프로듀서>
상태는 어떄?
미유>
프로듀서 씨……. 저기, 저는 모르겠어요.
전,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요?
프로듀서 씨의 눈으로 보면…….
프로듀서>
일단은 잘 하고 있어.
미유>
그런가요……. 일단은……말이죠.
그럼 할 수 있는 거겠죠.
조금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
프로듀서>
하지만 즐거워보이진 않아
미유>
에……? 즐겁지 않을 리가…….
하지만……잘 하고 있다고 하셨고…….
애초에, 즐기고 있다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미유>
일이라고 하면……어떤 작업도 상사와 동료,
누군가가 할당해주는 거였고……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그런데 어째서…^.
미유>
………….
미유>
저기……혹시,
즐거워지는 방법도 따로 있을까요?
있다면……가르쳐 주시겠어요?
프로듀서>
우선, 어떻게 하고 싶어?
미유>
에…….
가르쳐 주시는게 아니라, 제가 생각해야 하는 건가요……?
그러니까ー…….
미유>
즐기는 방법은……솔직히 말해서……모르겠어요.
하지만,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요…….
스태프 분이 주신 대본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이 아니라…….
미유>
뭘 찾아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디렉터 분들은 어떤 걸 요구하고 있는 건지.
그걸 저 나름대로 생각해야……하는 걸까요?
미유>
물론, 시키는대로 하는 것보다는 서투를지도 몰라요.
그렇게 젊지도 않아서, 활기차게 하지 못할지도…….
그렇다고 해도, 하다못해 실례하지 않도록 제대로 대처하면…….
프로듀서>
그럼 그렇게 하자!
미유>
찬성……해주시는 건가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용기가 생겼어요.
그럼…….
미유>
저, 저기……디렉터 님.
주제넘은 말이지만, 부탁이…….
* 촬영종료 *
디렉터>
네, OK!
시간은 좀 걸렸지만, 미묘한 흐름 덕에 질리진 않았어!
미유라고 했나? 수고했어!
미유>
네, 네에…….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주택가 *
미유>
프로듀서 씨는 참 친절하신 분이네요…….
프로듀서>
왜?
미유>
생각할 시간을 주시고, 저……제 의견을 기다리셨잖아요.
프로듀서 씨가 의견을 받아들여주셔서,
저도 스태프 분께 말할 수 있었고…….
미유>
제 의견을 기다리는 게 소중하다니,
이전에 OL 일을 할 적에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어서…….
아이돌 일은……좀 다르네요.
미유>
그걸 제 페이스로 알려주신 프로듀서 씨는
역시 상냥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프로듀서>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아?
미유>
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지금까지 줄곧, 마치 어린애 같아서…….
처음 만난 날은, 손을 내밀어 주셔서 일어설 수 있었어요.
미유>
그리고 오늘은……살짝 손을 놓고, 등을 떠밀어주셔서,
한 걸음 내딛게 해주셨어요.
앞으로의 아이돌 인생도……잘 부탁드려요.
아...... 애펙 적용한 이후로 작업시간이 10배는 더 걸리는 거 같네요...
죽겠다...